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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너머 / 페르난도 빌렐라 글 / 미셀 고르스키 그림 / 오진영 번역

봄 가뭄.. 여름 홍수.. 가을 가뭄... 겨울 폭설...

왜 매년 이렇게 반복되는 패턴에 속수무책인 걸까요...

이건 이상기후 때문에 대책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으로 넘어가기에 입는 피해가 점점 더 커지고 어마어마해지는 데 말이죠...

 

 

2035년... 지금부터 13년 후 이야기네요.

헬리콥터처럼 생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는 건 아니예요.. 동화니까..

2035년의 2월 5일 카를로스가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안토니우 지아스 소브링유 박사를 인터뷰하러 오는 길이래요.

저 헬리콤터를 타고 말이죠.

여기가 어디냐구요?

바로 브라질의 상파울루랍니다.

 

어둠이 짙게 내리는 밤이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푸릇푸릇해요.

아,

이 어둠은 저녁을 알리는 어둠이 아니었어요.

비를 머금고 있는 구름이었나 봐요.

2010년 여름 장마를 떠올리는 걸 보니 그로부터 25년의 시간이 지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우리 친구의 이야기예요.

 

아니..

얼마나 비가 많이 내리면 차들이 저렇게 잠길까요..

2010년에 그랬데요..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오후마다 장맛비가 내린 거예요.

사방에 물이 넘쳐 비를 좋아하던 사람들도 여름 장마철이 오면 비를 지겨워할 정도...

멀쩡하던 도로도 비가 내리면 막히기 시작하는데.. 저 정도면 거의 폭포 수준 아닌가요..

 

안경을 쓴 친구가 카를로스예요.

지금 헬리콥터를 타고 고향에 도착해서 어렸을 때 비가 내린 거리를 생각하는 아이죠.

엄마, 왜 강물이 넘치는 거야?

왜 도시가 물에 잠기는 거야?

왜 아무도 이걸 막지 않아?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나는 뭘 해야 돼?

비는 나쁜 거야?

엄마가 비에 젖은 옷을 손으로 짜고 있는데

저렇게 질문을 퍼부으면 엄마가 좋을까... 피곤할까....

하지만 엄마는 친절하게 대답해 준답니다.

"카를로스, 비는 원래 좋은 거여야 한단다.

비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거야.

하지만

이 도시에서는 비 때문에 모두 엉망이 되고 길이 막히고 물이 넘치는구나."

우리나라 장마철 이야기 같지 않나요?

엄마가 또 덧붙여요.

"사람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에 어찌 대처할지를 잘 안다면 비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텐데 말이다."

맞아요. 맞아.

저도 그 넘쳐나는 물을 좀 보관했다가 여름 가뭄 때 쓸 수 없나.. 늘 생각을 했거든요.

카를로스 엄마랑 저랑 같은 생각이네요~

 
 
 

카를로스는 비를 항상 좋은 것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을 할 수는 있는 데 좋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사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내가 만들어내는 것도 아닌..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좋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니 정말 참신한 생각이죠?

그렇게 친구들을 불러 모으려고 할 때 마침 친구 마리아에게 전화가 와서 의기투합한답니다.

마리아는 안토니우에게 전화를 해서 '해결할 문제'가 생겼다며 심각한 홍수를 해치우기 위해 루시아에게도 연락하라고 합니다.

친구들이 카를로스 집에 하나 둘 모였어요.

와... 마을이 무슨 베네치아도 아니고..

물에 잠겨서 배를 타고 다녀야 할 정도라니.. 저 정도면 정말 심각하죠.

 

아이들 넷이 모였답니다.

당연히 장난도 치죠.

하지만 빗물을 갖고 뭔가 유용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람들이 비와 더불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발명품을 연구해 오기로 했어요.

너무 기특하지 않나요...?

 
 
 

비가 내리는 날은 사색을 할 게 아니라 저 빗물을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이 친구들처럼 말이죠.

카를로스 할머니가 뒷마당을 덮은 시멘트를 다 깨부쉈답니다.

뭔가 교감이 있었던 거겠죠?

맞아요.

채소밭을 가꾸려고 그러는 거예요.. 물론 옆에서 바라보던 아빠는 "주차장인데..."라며 한 마디 하셨지만 말이죠.

친구들과 다시 만날 때 뒷마당에 채소를 심어 땅이 얼마나 많은 빗물을 흡수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줬어요.

그렇다면....!!!

 

포장도로부터 지붕까지 온통 초록 식물이 자라는 도시를 만들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서 친구들에게 보여줬답니다.

거리는 물론이고 지붕까지 말이에요.

이에 질세라 친구들도 놀라운 발명 아이디어도 내놓았답니다.

 
 

장래 희망이 엔지니어인 마리아는 안토니우의 우산에 담겼던 빗물을 생각해 내고는 '빗물 보관 프로젝트'를 생각해냈어요.

ㅋㅋㅋㅋㅋ

우산을 깔때기처럼 뒤집으면 다니면서 엄청난 양의 빗물을 모을 수 있게 되는 거네요.

모으는 방법도 참 다양해요.

미술가가 된 루시아는 지붕 위로 고이는 물을 뒤집어쓴 기억을 떠올리며 집과 건물들의 옥상에서 떨어지는 많은 양의 물을 재사용하는 장치 들을 그림으로 그려냈죠.

 
 

거의 모든 자동차가 빗물을 저장하는 작은 수영장을 달고 다니는 이 그림은 누구 작품일까요?

맞아요.

바로 지금 만나러 가는 안토니우의 발명품인 거예요.

카를로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친구 안토니우를 인터뷰하러 온 거고요.

 
 

정말 모든 차들의 지붕에 작은 수영장들이 있어요.

마치 서핑보드를 올려놓듯이 말이죠.

ㅋㅋㅋㅋ

심지어 우산도 뒤집어져 있죠?

물에 잠긴 도시가 아니라 물을 모으는 도시로 바뀌니까 싱그러운 초록도시로 변해있고요.

 
 

이 아이들은 누구일까요?

그레타 툰베리와 바네사 나카테랍니다(사진 맨 왼쪽). 스위스의 학생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시작해 세계적 기후 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 캠페인으로 이어지게 했답니다.

그레타의 기후 운동에 호응한 아프리카 우간다의 환경 운동가인 바네사 나카테도 우간다의 수도이자 자신의 고향인 칼팔라에서 학교 파업을 주도했구요.

아프리카 대륙은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기후 위기에 대처할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기후 환경 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죠.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브라질 바이아주에 사는 아나 루이자 베제하 산토스(사진 오른쪽)는 빗물을 모아 정화해서 마실 물로 만드는 정수 시스템을 개발했답니다. 이 책의 이야기처럼요.

코로나 19 때문에 아파하는 지구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질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은 지 2년이 넘었어요.

그러다 보니 기후 환경 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쓰지 못하고 있죠.

그거 아세요?

작년 이맘때에는 날씨가 쾌청했다는 걸요. 페이스북에서 알려주더라고요. 작년 오늘... 하고...

태풍도 올라오고 또 장마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요.

 

여름방학이지만 놀러가지도 못하는 아이들의 투덜거림도 덜어낼 겸.. '비 너머'를 읽어보게 하는 건 어떨까요.

중복도 지나고 뜨거운 햇볕.. 그리고 습한 요즘.. 날씨에 대해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지구가 아프구나... 왜 이렇게 됐을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