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건설사들이 연내 미분양 주택을 털어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총력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잇따른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신규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낮추거나 분양가 원금보장제, 이자 대납, 관리비 지원 등 특별 계약조건을 내걸고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어쨌든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야 자금이 돌테니까 말이죠.

 

지난해까지 '로또판'으로 불리던 청약열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으면서 건설사들은 비상입니다. 특히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실물 경기 위축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더욱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안에 미분양 밀어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2% 증가했습니다.

 

또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3.6% 늘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전월 대비 12.1%(3374가구) 증가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1509가구에서 지난달 4528가구로, 7개월 사이 3배 이상 증가했죠. 지방 역시 같은 기간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1만 가구 넘게 늘어났습니다.

 

또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7388가구로 전월보다 3.6% 증가했습니다.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은 1017가구로 전월 대비 21.5%, 지방은 6371가구로 1.2% 늘었구요.

 

청약 경쟁률도 뚝 떨어졌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1~8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1대 1로, 지난해 19.79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1순위 경쟁률도 지난해 19.32대 1에서 올해 10.06대 1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역대급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과 수도권 청약경쟁률도 하락했습니다. 서울은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164.13대 1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9.84대 1로 하락, 경기는 같은 기간 28.65대 1에서 8.58대 1로, 인천은 20.26대 1에서 19.48대 1로 각각 떨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택 수요자 요구에 맞춰 분양가를 할인하거나 대출 이자 지원을 시행한 단지가 있는가 하면 관리비까지 대신 내주는 단지까지 등장했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는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대구 서구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은 평형에 관계없이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과 2차 계약금의 대출 이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금리는 약 5%로 계산해 분기별로 나눠 계약자에게 지급할 방침이라고 하네요.

 

또 관리비를 대신 내주는 단지도 있습니다. 강북구 수유동 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 후분양 아파트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대신 내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단지는 최초 분양 당시 216가구 중 90% 이상인 195가구가 미분양됐습니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습니다.

 

3.3㎡당 3249만원으로, 주변 평균시세(2440만원)보다도 30%가량 비쌌습니다. 현재 26가구 남은 이 단지는 지난달 말 여섯 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섰고, 현재 최초 분양가에서 최대 15%까지 분양가를 낮췄습니다.

 

올 연말까지 미분양 물량을 털지 못하면 장기 미분양을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건설사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서 분양가를 낮추지 않으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며 "추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지금보다 더 위축되면 미분양 물량을 더 이상 줄이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부동산 시장이 지금보다 더 어려울 수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분양가를 낮추거나 다른 혜택을 주더라도 미분양을 빨리 털어 자금회전을 빠르게 하는 것이 건설사 입장에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