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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한 강아지 이름을 바꿔도 될까?

궁금한 게 많은 이모 2025. 8. 1. 06:53

강아지 이름을 바꾸는 것은 보호자와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보호소에서 데리고 온 복실이는 학대와 트라우마의 기억을 바꾸기 위해 이름을 바꾸기로 하고 새로운 이름을 주었더니 그 이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 강아지를 입양하거나 구조하게 되면, 대부분 이름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보호소에서 복실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이름은 ‘초코’였습니다. '초코'와 '복실이'는 분위기 차이가 많이 나죠. '초코'는 귀여움이 가득한 이름이지만 우리는 복을 많이 받는 행운 가득한 아이가 되라고 '복실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초코'가 보호소에서 부르던 이름이라 그런지 부르면 반응도 잘했지만, 제가 생각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고민도 됐습니다. “강아지 이름, 바꿔도 될까?” “이름을 바꾸면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 고민하며 수의사와 행동전문가 조언을 참고해서 바꿔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바꿔도 괜찮을까? 이론과 실제

반려견은 이름을 ‘단어’ 그 자체로 인식한다기보다는, 그 단어가 주는 톤, 반복되는 상황, 감정의 연결을 통해 반응한다고 해요. 다시 말해 “초코야”라는 이름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그 단어를 반복적으로 좋은 경험과 연결했기 때문에 반응하는 거죠. '초코'라는 이름도 보호소에서 부른 이름이었지 사실은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거든요. 수의사와 반려견 행동 전문가들도 이름 변경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단, 조건이 하나 있어요. 점진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새로운 이름만 쓰는 게 아니라, 기존 이름과 새로운 이름을 함께 부르며 익숙하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저는 초코라는 이름 대신 ‘복실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저희 강아지와 더 어울렸거든요. 하지만 무작정 바꾸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 단계적으로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처음에는 기존 이름 뒤에 새 이름을 붙여서 불렀습니다. "초코복실아~"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부를 때마다 간식을 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등을 긁어주었습니다. 나중에는 "복실아~"하고 새 이름으로만 부르고 간식을 주니까 익숙해지더라고요. 꼬리를 흔들면서 좋다고 달려왔습니다. 간식을 주고 산책을 하니 "복실이"라는 이름이 이젠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이름 변경 시 주의할 점과 반려견의 심리 변화

이름을 바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견에게 혼란을 주지 말라고 합니다. 특히 꾸짖거나 훈육할 때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면, 그 이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버릴 수 있어요. 보호소에서 있던 녀석이라 안쓰러운 마음뿐이어서 야단을 칠 일은 없었는데 처음 배변 훈련을 할 때 조금 강하게 목소리 톤이 나왔다가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바꿨습니다. 이름은 언제나 ‘좋은 일’과 연결되는 소리가 되어야 자기 이름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해요. 또 하나의 팁은 이름의 길이와 리듬입니다. 너무 길거나 억양이 복잡한 이름보다 짧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복실이'로 결정했죠. 이름을 바꾼 이후의 복실이는, 오히려 더 편안한 모습이었어요. 아마도 보호소에서 불리던 이름보다 새로운 가정에서 부르는 이름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기 때문일 거예요. 특히 이전 이름이 학대나 외로움과 연관된 기억이 있는 경우라면, 이름 변경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놀라운 변화도 있었어요. 처음엔 이름을 부르면 고개만 갸웃하던 복실이가, 나중엔 눈을 반짝이며 달려오고, 이름만 들려도 꼬리를 흔들며 반응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이름은 단순한 호출이 아니라, 사랑의 언어가 되더라고요.

이름을 바꿔야 할 상황과 실전 적용 팁

그렇다고 아무 때나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니랍니다. 저도 이름을 바꾸기 위해 알아보니 이름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있긴 있더라고요. 보호소나 이전 가정에서 부르던 이름이 학대나 트라우마와 연결되어 있을 경우, 이름이 너무 흔하거나, 가족 구성원 이름과 혼동될 경우, 보호자가 이름을 부를 때 감정적으로 어색하거나 불편함이 느껴질 경우,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싶을 때 – 입양, 이사, 새로운 가족구성 등 이죠.  이름을 바꿀 땐 기존 이름과 새 이름을 함께 부르기 (1~2주간), 이름 부를 때마다 좋은 일(간식, 산책, 놀이 등)과 연결하기, 가족 모두가 같은 이름으로 부르기 (혼용 금지), 혼내거나 훈육 시에는 절대 이름 사용 금지 등 이 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면, 강아지는 혼란 없이 새로운 이름에 잘 적응합니다. 그리고 보호자와 강아지 관계를 더욱 친근하고 끈끈하게 묶어주는 방법이 '이름'이 되는 것 같았어요.  저는 이름을 바꾼 이후, 복실이와의 정서적 유대감이 훨씬 더 깊어졌다고 느꼈어요.

 

결론적으로, 강아지의 이름을 바꾸는 건 괜찮은 선택입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을 얼마나 천천히, 부드럽게,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느냐는 점이에요. 반려견도 자신을 부르는 그 말 속에서 보호자의 사랑과 신뢰를 느낍니다. 이름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반려견의 삶 전체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혹시 지금 아이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새 출발을 함께하고 싶으시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정성스럽게, 따뜻하게, 꾸준히 부르면 아이는 그 이름을 통해 더 많은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그게 바로 우리가 반려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입니다.